한국사회의 기형성
한국 사회의 모순 중 하나는, 노동에 대한 시각이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자기 희생적 노동사상에서 출발하다보니, 노동이 그에 합당한 개인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는 점이다.
노동력이 ‘국가의 이익’이라는 무척 모호하지만 꽤나 대승적 어감을 가진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문을 걸어버리면, 노동력의 자기 소유권이란 개념은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고, 그와 동시에 ‘노동을 통한 개인의 이익 추구’에 무효성이 부여된다. 이는 자본가의 반댓말로서의 노동자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노동 문제를 바라봄에 있어서 자본가의 시점과 궤를 같이 하는 기이한 결과를 낳았다.
우리 사회의 기형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타심과 자기희생은 더없는 미덕이지만, 이는 강요되지 않은 순수한 동기에 의할 때에나 그렇다. 강요된 이타심은 어떤 형태로든 그에 대한 보상을 원하게 되고, 국가에 대한 강요된 자기희생에 대한 보상을 이웃과의 경쟁을 통해 해소하려다보니, 개인 vs 국가의 구도에서는 더없이 너그러운(?) 개인들이, 개인 vs 개인의 구도에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옹졸해졌다.
우리가 이 과정에서 잊은 것은 개인의 이익과 철저하게 분리된 국가의 이익이란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국가의 이익’ 앞에 ‘나의 이익’을 희생하는 이유는 ‘국가의 이익’은 나뿐만 아니라 내 이웃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지 ‘국가’라는 기이한 추상명사를 살찌우기 위함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국가의 이익이란 그 이익이 국가 구성원들에게 환원될 때에만 의미가 있다. 바꿔 말하면, 국가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희생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 국가의 이익이란 실상 국가의 이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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