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제17일 결산
제1경기: 에콰도르 vs 잉글랜드
조별 예선 세경기 중 스웨덴과의 전반전을 제외하고는 내내 느린 템포의 정적인, 혹은 무기력한 축구를 구사해오긴 했지만 오늘은 더위를 의식했는지 초반부터 유난히 느린 템포로 경기를 운영. 후반들어 템포를 약간 당기기는 했지만 에콰도르를 상대로 런 앤 건 모드의 축구를 할 생각은 별로 없었던 듯. Terry의 실수로 한차례 위기를 맞은 것 빼고는 수비는 견실하게 잘 하더라만 역시나 공격이 너무 정적이고 정직하다. 특히 전반, Lampard와 Gerrard는 오늘이라고 특별히 공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결국 Rooney가 고립되면서 짜증스러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자주 잡히더군. 후반들어 Gerrard가 공격 가담에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지 first touch가 영 깔끔하지 않아서 조금 더 부드럽게 공격을 이끌지 못해서 아쉽. 어쨋든 Beckham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간신히 1:0 승리. 더위를 감안해 무리하지 않은 경기 운영에 좀 무기력하고 지루한 경기가 된 건 사실이지만 8강전을 대비해 체력 안배도 해야하니 굳이 그 선택이 나빴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잉글랜드, 지리멸렬하게라도 계속 이기기만 해라, 크하하.
제2경기: 네덜란드 vs 포르투갈
이건 뭐 경기 내내 무협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_-,, 경고 16에 퇴장 4. -_-,, 심판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고, 선수들은 또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냐? 아무튼 심판이 초를 친 경기에서 양 감독의 수싸움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보면 되겠다.
수싸움 몇개를 짚어보자면 일단 van Basten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van Nistelrooy 대신 Kuyt를 기용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의구심을 품었는데 결국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선수 기용. 그다음 Costinha의 퇴장 후 Scolari 감독이 Pauleta를 뺀 것은 1:0 리드인 상황과 미드필드진이 갖춘 역습 전개력을 감안하면 꽤나 적절한 선택. 반면에 숫적 우세와 상대 공격수가 빠진 점을 감안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Mathijsen을 빼고 van der Vaart를 투입한 van Basten 감독의 선택은 수비수인 Boulahrouz의 퇴장 당하면서 매우 치명적인 선택이 됐다. 수비수 머릿수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Heitinga 투입하는, 수비수 빼고 미들 넣었는데 다시 미들 빼고 수비수를 넣으면서 선수 교체 두개를 날려버린 꼴이었으니… 뭐, Boulahrouz의 퇴장을 예상할 수는 없었다는 점에서 운이 나빴다고 봐야겠지만, 어차피 책임은 감독이 뒤집어 쓰게 돼 있는 법이잖아. ㅡㅠㅡ 결국 교체가 하나 남은 상황에서 Cocu를 빼고 Vennegoor of Hesselink를 투입하는데, 왜 끝까지 van Nistelrooy로 가지 않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차피 타겟형 공격수를 투입하는 게 목적이라면 van Nistelrooy를 넣지 않을 이유가 뭐지? -_-a
아무튼 네덜란드는 천적 포르투갈에 또 한번 무릎을 꿇으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고비에서 삽질하며 8강 진출에 실패. 왠지 유로2000 이탈리아전도 잠깐 생각났다.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동점골을 뽑기 위해 상대를 몰아치면서도 결국은 실패. 그때 Cocu가 페널티킥으로 골포스트를 맞췄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도 Cocu가 크로스바 한번 맞춰주는 센스까지. 아무튼 네덜란드 운 없는 건 알아줘야된다, ㅎㅎㅎ. 근데 네덜란드, 드롭볼 상황에서 공 안 넘겨주고 공격하는 양아치짓은 어디서 배운 거냐? 정의감에 불탄 Deco 괜히 퇴장 당하고 말야. -_-,,
기왕 양팀에서 두명씩 퇴장 당한 거 연장전까지 가서 몇명 더 퇴장 당해주고 체력도 신나게 소진해서 어느팀이 승리하던 8강전 맞이하기 전에 초토화되길 바랬는데, 쩝. 포르투갈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껄끄러운 Deco가 8강전에 못 나오는 것만으로도 잉글랜드로서는 꽤나 큰 소득. ㅡ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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